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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3-17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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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와 남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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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이정호
 조회 : 2,4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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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까사막, 버기카 그리고 오아시스
2017.02.20. 16:17
http://blog.naver.com/ljh080316/220940060883
아내는 제일 보고싶은 것이 사막이라 했다
리마에서 이까의 와카치나로 와서
우리는 그것을 마주한다.
'아라비아의 로렌스'에서,
그리고 최근에는 ‘잉글리시 페이션트’에서 신물나게 봤던 사막,
그 실경이 눈앞에 펼쳐지고 있다.
밀려드는 여행객들을 실은 미니버스, 사막을 달릴 버기카들로 그곳은 북적였다.
교통경찰이 필요해 보였다.
그러나 오래도록 엉키는 법 없이 차량들은 서로의 길을 찾아 뚫고 나간다.
숙소에서 짐을 풀고 우리는 버기카에 올라탔다.
끝없는 사구들의 복종하는 어깨들을 향하여 돌진!
덜컹대며 부앙~ 소리지르며
버기카 운전기사가 우리의 흥을 돋우려 애를 쓴다.
서서히 모래 언덕을 구덩이를
분탕질하며 호작질하며 농탕질하며
곤두박히기도 하며 설설매기도 하며
돌아다니는 중에 우리도 흥이 나기 시작했다.
어느 사구에서
버기카는 멈추고
우리는 스마트폰을 꺼내들었다. 끝없는 모래 벌판에 한 점처럼 박혔다.
버기카를 모는 남미인이 또 우리를 어디로 데리고 간다.
와~, 탄성이 나올 만큼 높은 곳이다.
모두 내리란다.
넓적한 나무판들을 꺼내는데 스키보드 비슷한 샌드보드다.
뒷면에 초칠을 하고 모래에 놓더니 엎드려 타라는 것이다. 그리곤 까마득히 모래 언덕을 내려가란다.
이미 다른 여행지에서 경험한 적이 있는 사람들이 먼저 나선다.
유연하게 쫙, 내려간다.
처음 타보는 나도 약간 겁을 먹긴 했지만 두 발로 속도를 조정하며 무난히 하강했다.
아내는 겁이 나는지 한참을 머뭇거리는 듯하더니
마침내 보드에 몸을 싣는다.
아내의 타는 모습을 아래쪽에서 조마조마 지켜봤다.
웬걸, 나보다 훨씬 날쎄고 유연하다.
다음날 아침
어제 본 오아시스를 찾아나섰다.
오아시스~
이름처럼 예쁘고 아름다웠다.
강렬한 햇볕과 아침의 쾌청한 공기에 아내도 나도 심장이 맑게 씻긴 듯했다.
넓은 잎 나무들, 빨간 꽃들, 호수에 뜬 카누
우주는 조용하고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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